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에 승기를 굳히려는 문 후보와 뒤집으려는 안 후보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30명을 대상으로 지난 21~22일 실시해 24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37.5%)는 안 후보(26.4%)와 격차를 11.1%포인트로 늘렸다. 1주전인 14~15일 조사에서 문 후보(36.3%)와 안 후보(31.0%)의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 내였다. 특히 문 후보는 열세 지역이었던 광주·전라에서도 안 후보를 꺾었다. 안 후보(26.4%)는 지지율이 17.7% 포인트 급락한 반면 문 후보(52.8%)는 11.8% 포인트 상승한 덕분이다.

문 후보는 경선 이후 분열됐던 당을 통합해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비문계 중진인 박영선 의원을 표용하고 대선 후보직을 놓고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박원순 서울시장 측 인사와 조직, 정책을 흡수하고 있다. 박 의원은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이끌며 문 후보의 '통합' 행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안 지사 부인이 문 후보 첫 찬조연설자로 나서는 등 부인들도 남편을 대신해 문 후보를 위해 뛰고 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김현철씨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포용, 민주화세력 재결집이라는 명분도 얻었다. 경선 잡음으로 이탈했던 전통적 지지층도 점차 재결집하는 모양새다.

문 후보는 '북한 주적 발언', '송민순 회고록 논란' 등으로 안보관을 집중 공격 받았지만 지지층 이반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그는 국방력의 압도적인 우위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한반도 비핵평화구상'을 발표하며 역으로 중도보수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주거와 복지 등 분야별 공약을 매일 발표하며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도 강화하고 있다.

안 후보는 주적 발언 등 문 후보를 향한 안보공세에 동참했다가 텃밭인 호남과 산토끼인 영남에서 모두 지지율이 하락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안보공세에 실망한 호남과 영남 보수층이 일부 이탈한 것이다. 안 후보는 뒤집기를 위해 호남과 보수표심을 동시에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내가 갑(甲)철수냐, MB아바타냐"라고 거듭 캐물은 것도 문 후보를 공격해 '반문정서'를 되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돼지 흥분제'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보수층 표심을 분리하려는 듯한 움직임도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함평-나주-광주 등을 1시간 단위로 돌며 텃밭 회복에 나섰다. 안 후보는 목포유세에서 '제2의 김대중 대통령'을 자임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에게 80~90%를 밀어줬지만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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