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이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리더보드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우승 역시 남달랐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32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선두 펑샨샨(중국)에 2타 뒤진 4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숨을 고른 뒤 후반 결정적인 순간 버디 사냥에 성공하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대회를 마쳤다.

사흘 내내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까지 노렸던 펑샨샨은 박성현의 기세에 눌려 막판에 힘을 잃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박성현은 올 시즌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지난 3월 첫 출전한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르며 '슈퍼루키'다운 명성에 걸맞은 데뷔전을 치렀다. 3번째 대회인 'KIA 클래식'에서도 4위를 하는 등 우승이 머지않아 보였다.

지난 5월 '볼빅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하며 시즌 베스트를 작성한 뒤 최근 4개 대회 연속 10위권에 머물며 숨을 고른 박성현은 14번째 대회이자 세계 여자골프 최고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달성했다.

대회 첫날 1오버파로 부진하며 공동 58위로 출발, 컷 탈락을 걱정해야 했던 그는 2라운드 2타를 줄였다. 선두와 7타 차를 보이며 우승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3라운드. 후반에만 6개의 버디를 성공시키는 등 공동 4위로 점프했고, 최종일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박성현은 지난해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마지막 18번 홀 실수로 아쉽게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며 공동 3위를 했다.

1년 뒤 두 번째 출전한 같은 대회에서도 마지막 18번 홀에서 고비가 있었지만 보란 듯이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을 밟았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500만 달러(약 56억8000만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우승 상금 만도 90만 달러(약 10억2000만원)다.

올 시즌 13개 대회에서 55만636달러(약 6억2000만원)의 상금을 수확한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 우승으로 상금을 145만636달러(약 16억4000만원)로 늘렸다. 상금 순위 13위에서 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번 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치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라운드부터 현장을 찾았고, 이날도 박성현의 우승 순간을 끝까지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현지의 평가를 떠나 현직 대통령이 골프 대회를 직접 관전한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무대의 주인공은 박성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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