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을 예방한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추미애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머리 자르기' 발언 등으로 야당과 지나치게 대립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협치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그동안 일정 거리를 뒀던 야당 대표와 연쇄 회동을 성사시키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둔 만큼 야당의 협조가 여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기 때문이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추 대표는 다음달 6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찬을, 8일에는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오찬을 갖는다. 홍 대표와의 만남은 추 대표가 먼저 제안했고, 여성 대표간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 측은 정기국회 국면에서 여야 대표가 한자리에 모이는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추 대표는 행보뿐 아니라 발언에서도 협치 언급이 부쩍 늘었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는 "8월 임시국회와 다가오는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과 적극적인 협치 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예방차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를 향해서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또 국민의 이익이 우선인 정당으로 잘 가꾸셔서 함께 협치의 성과가 국민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협치를 강조했다.

2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협치는 국민이 만들어준 시대적 과제"라며 "협치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배려와 소통일 것이다. 저부터 그리고 민주당부터 배려와 소통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추 대표의 협치 제안은 원내외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분명한 의도를 담은 제스처로 읽힌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입법과 예산으로 실현해야 하는 여당 지도부로서 야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하게 야당을 자극해 개혁과제 입법에 차질을 빚을 경우 지지층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또 안철수 대표의 당선을 끝으로 야당 지도부 구성이 완료되면서 협상 파트너가 생긴 것도 '협치 모드'의 배경이 되고 있다.

추 대표로서는 야당 대표와 회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특히 원내에서 막힌 사안을 대표 간 회동으로 돌파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정치적 무게감'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추 대표의 취임 1년을 평가하면서 협치·소통 부재, 원내와의 갈등 등 부정적인 언급들이 있었다"며 "정기국회 국면을 맞아 협치를 주장하면서 이런 비판을 불식하려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8일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각 당 지도부 선출에 대해 자극하는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전략 단위의 보고가 있었던 전해졌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제보조작 같은 사건이 터지면 어쩔 수 없지만, 당대표도 이제 협치 모드로 전환해서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가급적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추 대표 측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주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과의 식사도 큰 틀에서는 협치와 소통의 행보"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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