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를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이 사실상 무산됐다.

시가 제출한 지원 조례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다. 시민 공감대 형성 부족 등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청주시티FC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신청한 K리그 챌린지 회원 가입도 어려울 전망이다. 연맹이 가입 조건으로 제시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25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행정문화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청주시 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행문위 소속 의원 7명은 이 조례안과 관련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례안이 무난히 통과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조례안의 통과 여부를 위한 의견 조정 때 일부 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찬성 3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절반을 넘지 못해 조례안이 통과하지 못했다.

이 조례안에는 프로축구단 육성·지원, 경기장 우선 사용 및 사용료 면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례의 유효 기간은 오는 2022년 12월 31까지로 부칙에 명시됐다. 애초 시가 창단을 포함해 5년까지 지원한다고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지원 규모는 내년부터 5년간 총 110억원이다. 연도별 지원 금액은 2018년 30억원이며 이후 4년간 해마다 20억원이다.

1차 관문인 행문위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철저한 준비 없이 프로축구단 창단이 추진된다는 비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역 축구인들조차도 시민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창단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더욱이 축구팀이 창단되면 지원금이 해마다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성적 부진으로 관중이 감소하고 기업 후원금 등이 줄어들 경우 부족한 재원은 시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시의회 내부에서 프로축구단 창단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행문위의 지원 조례안 심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주시티FC가 지난 9월말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신청한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가입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지원 조례안이 행문위에서 부결되면서 프로연맹이 가입 조건으로 내세운 재정 지원, 연고지 협약 등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로연맹은 다음 달 29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창단 신청서가 접수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이사회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1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청주시티FC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가입 여부를 확정한다.

청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2년 넘게 프로축구단 창단 준비를 했으나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