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영수·이숙애·윤홍창(왼쪽 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로 엿새밖에 진행 못한 올해 충북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가 21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애초 22일까지 감사일정이 잡혔으나 수능시험 관리업무에 집중하도록 이날은 감사일정에서 제외했다.

도의회 정례회(360회) 교육위원회 행정감사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본청과 직속기관, 지역교육지원청 등 23개 기관을 상대로 진행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총 감사기간은 9일이었으나 애초 수능일(16일)과 전날(15일), 연기된 수능일(23일)까지 사흘이 일정에서 빠지면서 엿새 동안 촉박하게 진행됐다.

올해 감사에선 제주해양수련원 4층에 김병우 교육감과 교육감의 최측근만 이용하는 밀실을 3년간 운영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집행부를 당혹케 만들었다.

자유한국당 이종욱(비례) 의원은 "직원들도 몰랐던 제주수련원(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4층 객실 두 개(406호와 407호)가 2014년 2월 개원할 당시부터 비공개 객실로 운영한 시설"이라며 "사용목적과 달리 이는 교육감과 그의 측근에게 제공하는 VIP룸이었다"고 규정했다.

이 의원은 "교육감은 특권을 내려놓고, 비밀객실을 교직원에게, 학생에게 돌려주라"고 요구해 김 교육감이 적잖은 망신을 당했다.

김 교육감의 1호 공약사업인 '행복씨앗학교'는 본청 행정감사 테이블에 단골 메뉴로 올랐다. 행복씨앗학교는 김 교육감이 추진하는 충북형 혁신학교다.

자유한국당 윤홍창(제천1) 의원은 "행복씨앗학교 예산낭비를 그냥 눈감고 넘어가면 학교는 썩어 갈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행복씨앗학교 예산 편성·집행 기준을 보면 교수학습 활동을 위한 직접경비를 최대한 편성하라고 규정했는데 대부분 학교에서 이를 간식비와 비품구매 등으로 탕진했다"며 예산낭비를 질타했다.

국민의당 임헌경(청주7) 의원은 "행복씨앗학교 지정 중학교 7곳 중 지난해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3.0%로 도내 기초학력 미달 평균비율 2.38%를 크게 웃돌았다"면서 "한 고등학교는 도내 기초학력미달 고교 평균비율 2.01%보다 11배 높은 22.3%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중학교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0.9%에서 3.6%로 증가는 등 행복씨앗학교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몰아붙였다.

학교 주변 축사 건립 문제로 학생·학부모 반발이 거센 충북과학고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숙애(비례) 의원은 "충북과학고 주변에 33곳의 축사 허가로 학생들이 고통을 겪는다" 며 "교육환경보호구역 범위를 확대하고, 축사 허가·건립에 대한 행정소송, 집행정지,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등 모든 법적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교육감의 핵심 공약사업인 행복교육지구 추진을 위해 교육 현장의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위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정영수(진천1) 의원은 "행복지구 사업이 행복씨앗학교와 같은 예산낭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며 "파견교사 중심이 아닌 지역 교육장, 학교장이 사업의 이해도를 높이도록 본청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생을 볼모로 무리한 급식파업을 단행한 급식종사자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무소속 김학철(충주1) 의원은 "아이들을 볼모로 투쟁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고 규정한 뒤 "지급 근거도 없는 조식 지도 수당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청주 모 여자고교 급식종사자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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