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씨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인권 침해 또는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발족된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장자연씨 사건이 조사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장씨는 2009년 유력인사들에게 성상납을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사망한 배우다. 단역을 전전하다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얼굴을 알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에 큰 파문이 일었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종결될 것 같았던 사건은 장씨가 숨지기 전 본인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접대와 잠자리 등을 요구받았고 욕설과 구타까지 당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알려지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성상납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본부를 꾸렸지만 수사 대상자들의 진술에 의존해야 했기에 한계는 뚜렷했다. 유력인사들은 무혐의 처분됐고 법원이 소속사 사장 등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다 2011년 한 방송사가 장씨의 자필편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하면서 사건은 재조명됐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편지에는 30여명에게 약 100차례나 성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편지와 장씨의 필체를 대조한 결과 문건 속 실체는 장씨의 친필이 아니라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제보자의 필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장씨의 죽음은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연예계의 어두운 모습을 들춰내며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기록됐다.

만약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산하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을 조사 대상으로 실제 선정한다면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실체없이 끝난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가열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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