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작가
우수가 지나면서 날이 풀린다. 물길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개울물 흐름이 그렇고, 어디선가 쪼르르 쪼르르

나무의 물오름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고목나무가 잎눈을 틔우기 위해 예서 저서 어두운 눈을 비비고 일어선다.

‘문해, 글자 꽃에 인생이 피어나다’

진천군 평생학습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해학습장이 올해로 8곳이 종료되고, 새로 8곳이 추가되어 입학식을 갖는다.

그 중 신규 문해교육사들에 의해 발굴된 학습장은 모두 찾아가는 교육이다. 2월 2일, 하덕 경로당 학습장을 시작으로 덕산 주공2단지, 덕산 주공아파트, 장척, 상덕, 그리고 2월 26일 장대마을의 장터글방을 끝으로 1차 입학식을 마쳤다.

‘문해’란 문자해독 능력을 보유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단순한 문자의 해독이나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의 차원을 넘어서 활용능력, 사회적 의식의 수준까지를 포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해 교육은 글자 모르는 사람이나 참여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고 참여자 또한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문해학습장은 각 경로당에서 운영되고 있는 ‘마을 글방’이다. 어르신들의 작은 학교인 셈이다. 글방에서는 모르는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아는 것이라도 잊어버리지 않게 다시 읽고, 써보고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곳이다.

학습자와 온 마을 사람들이 같이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즐거움을 느끼는 곳이다.
공자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아(不亦悅乎)아’라 했다.

인생을 즐기며 사는 방법 중 책과 함께, 글과 함께하며 배우는 즐거움이 으뜸으로 꼽혔으면 좋겠다.
이제 3월이다. 꿈틀꿈틀 새싹들이 한창 땅을 밀어 올리고 있다. 고

목에서도 어린아이 볼 살 같은 여리고 풋풋한 새잎이 돋아나리라. 입학식을 가진 마을글방 어르신들의 마음에도 수줍은 소녀의 꿈이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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