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데 대해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에 경질을 요구하며 문재인 대통령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밋빛 환상에 젖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외교 안보라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단의 판단을 요청하고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정 실장은 순방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은 99.9% 확률로 성사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그는 "작금의 이 상황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얼마나 좁고 그 역할의 한계가 얼마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노벨상까지 들먹이며 구름 위를 걷던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중재 외교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 외교 안보라인이 너무 아마추어적으로 (진행됐다)"라며 "외교안보 라인이 겉돌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취한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거기에 따른 분명한 문 대통령의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석준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안일했다"며 "자초한 벼랑 끝 외교 참사에 대한 청와대 참모진에 엄중한 문책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안보 태세를 점검하고 외교안보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 참모진들을 향한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부는 성명을 내 비판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의원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격적인 취소를 예견하지 못하고 99.9% 확신한다느니, 설익은 주한미군 철수론을 들고 나온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재정비와 대북 안보관의 빗장이 풀린 우리 군의 흐트러진 안보태세부터 당장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소속 심재철 부의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는 한미외교사에 유례없는 외교 대참사"라며 "한미 간 신뢰관계 훼손과 문재인 정부 외교·라인의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성토했다.

 

심 부의장은 "문 대통령은 책임자들을 즉각 경질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관계를 냉철히 판단하고 진정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협상팀을 꾸려야 한다"며 "역대 최악의 외교 대참사가 발생한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복구해 균열이 간 한미동맹을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정 실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도대체 대통령에게 어떻게 외교안보 조언을 했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하루가 지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는가"라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정 실장의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북핵 폐기에 대한 근본적으로 잘못된 신념과 외교 전략이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읍참마속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최근 이어진 남북고위급회담 취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한 기자 초청거부, 탈북종업원 북송요구 등 북한의 일방적인 행태에 아무 말도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보며 미국은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나 의원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전격취소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김칫국 외교와 안보의식에도 주된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신상진 의원도 "미북 정상회담 취소라는 대실패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우선 대국민 사과부터 하고 대통령을 보좌해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임종석 비서실장과 청와대 참모들, 정 실장,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모든 외교 안보라인 책임자들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중매쟁이가 문제였다"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마치 평화가 온 것처럼 김칫국부터 마셨다. 중매가 99.9%성공할 거라고 했으니 이젠 뺨 석대 맞을 걱정을 해야 한다"고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99.9%라고 호언장담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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