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에 설치돼 있는 솔부추 무인 판매대.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 속하는 충북 영동 ‘천태산’과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에 가면 이채로운 냉장고가 있다.

전기도 공급되지 않고, 문까지 열려 있어 영락없이 고장 난 냉장고다. 사연을 알아보니 버려진 냉장고가 아니라 농산물 무인 판매대다.

양산면 원당리로 귀농해 솔부추 농사를 짓는 민병식(58) 씨가 매일 아침 자신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솔부추를 포장해 가져다 놓고 무인 판매하는 일종의 점포다.

판매대에 있는 솔부추를 본 관광객이 정해진 돈을 내고 물건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처음 이 무인 판매대를 본 사람들은 이채로운 상황에 호기심으로 접근하지만, 맛과 영양이 좋기로 소문만 솔부추를 한 번 사갔던 관광객은 다음 방문 때 반드시 사 갈 정도로 인기다.

솔부추는 달달하고 아삭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솔잎처럼 가늘고 동글동글한 생김새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 영양이 풍부해 영양부추라고도 불린다.

일반 부추보다 향이 좋고 천천히 자라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담고 있어, 웰빙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건강 먹거리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재배가 쉬워 농촌의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떠오르고 있는 농산물이기도 하다.

민 씨는 양산면 원당리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솔부추를 생산하고 있다.

심천면 심천리 출신인 그는 전남 여수에서 학원을 운영하다가 고향이 그리워 2016년 영동으로 돌아왔다.

물 빠짐이 좋고 재배환경이 좋은 양산에 터를 잡고 건강에 좋아 눈여겨 봐둔 솔부추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솔부추 농사가 발달한 경기도 양주에서 어렵게 모종을 구했다.

현재는 하우스 4동 2800㎡ 면적에서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농법으로 솔부추를 재배 중이다.

영동군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클로렐라균을 활용한 생육 촉진과 영양분 높이기 연구에도 몰두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솔부추는 공판장 등지로 소량만 거래하고, 지역 대형 식당이나 학교 등에 무료로 나눠주며 솔부추의 특성과 효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인 판매대도 이색 홍보 활동의 하나다.

민병식씨는 "봄 부추는 인삼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철에 특히 좋은 건강먹거리"라며 "영동을 알리는 것은 물론 고품질 솔부추를 저렴하게 공급해 많은 이들이 활력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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