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경기는 48경기…내년 희망 보일 시즌 마무리 필요

▲SK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68일 간의 공백을 깨고 현장으로 돌아온다.

염 감독은 9월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지는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부터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지난 6월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염 감독은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로 2개월 동안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SK는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염 감독은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한 채 치료와 휴식에 힘써왔다.

염 감독은 최근 건강 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들었다. SK는 염 감독과 면담 후 구단 내부 회의를 통해 그의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시즌 원투펀치를 이룬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해외로 떠난 가운데서도 지난 시즌 팀 창단 이후 최다인 88승을 거둔 SK가 올해 최소한 가을야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SK는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염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쓰러지기까지 한 이유다.

SK는 염 감독이 쓰러지기 전인 6월24일까지 12승 30패로 9위에 머물렀다. 시즌 개막 직후 10연패를 경험했고, 염 감독이 자리를 비우기 전까지도 7연패를 겪었다.

원투펀치를 기대하며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에이스 역할을 맡아주길 바랐던 닉 킹엄은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다 단 2경기만 던지고 팀을 떠났다. 리카르도 핀토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한때 홈런군단의 위용을 자랑했던 타선은 장타력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 상대 투수진을 위협하지 못했다.

주축들의 줄부상과 부진도 SK를 괴롭혔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안방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이재원은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염 감독이 당초 키스톤 콤비로 낙점한 김창평과 정현은 부상과 부진으로 주축에서 밀려났다.

지난 시즌 든든히 뒷문을 지켰던 마무리 투수 하재훈이 부진 탓에 전력에서 이탈한 후 불펜진도 붕괴됐다. 하재훈과 함께 필승조를 이뤘던 김태훈, 서진용도 올 시즌 부진하다.

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 감독대행은 큰 틀에 변화를 주지 않고 팀을 꾸려왔다. SK는 현재 32승 1무 63패로 9위다. 여전히 SK는 투타에서 모두 안정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SK와 5위 KT 위즈(49승 1무 43패)의 격차는 무려 18.5경기다.

2020시즌 48경기가 남은 시점에 돌아오는 염 감독에게 가장 큰 숙제는 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다.

올 시즌 SK에서 선발 이건욱, 좌완 불펜 김정빈, 리드오프 최지훈 등 새로운 피들이 활약한 것은 한 줄기 빛이었다. 재정비를 통해 남은 시즌 전력 안정화를 꾀하면서 이들을 비롯한 유망주들을 한층 성장시켜야 한다.

염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1시즌까지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멀어진 상황에서 남은 48경기 동안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건강을 지키는 것도 염 감독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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