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인 노인종합복지관
충북 제천시가 시의회의 반대에도 닥종이 김영희 시립박물관 건립 사업 원안 추진 방침을 고수하면서 갈등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제천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인종합복지관 4층 건물을 리모델링해 세계적인 닥종이 예술가 김영희 작가를 테마로 한 시립미술관을 건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문체부의 공립 미술관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면 건물 리모델링 비용의 70%를 지원받을 수 있다"면서 "세계적 작가의 이름을 건 시립미술관을 통해 국제적 홍보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곁들였다.

특히 "제천의 중심에 위치한 중앙공원 활성화를 위해 시립미술관과 중앙공원을 연결하는 브릿지를 조성,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도심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립미술관을 만들겠다는 시의 구상은 시의회의 반대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시의회는 지난달 시가 승인을 요구했던 시립미술관 건립 사업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비 5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에 미술관을 넣는 것은 옷에 사람을 맞추는 꼴"이라고 지적하면서 여론 수렴을 통한 입지 재선정을 주문했었다. 성냥갑 모양의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은 미술관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시의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구용역을 통해 사업타당성 논리를 개발한 뒤 문체부에 예산 지원을 신청하려던 시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시립미술관 입지를 노인종합복지관으로 재차 못 박은 시의 입장에 시의회는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시의원은 "시의원들은 보다 합리적인 입지 선정과 시립미술관 운영 방식 제시를 위해 김천, 예천, 남원 등 공립미술관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인데 (시의회가 지적한)그 자리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는 시의회의 여론 수렴 요구에 따라 오는 27일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제3의 입지 등 시의회 지적에 따른 대안 제시는 없이 노인종합복지관 입지 타당성만 설명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김영희 작가는 유년기를 제천에서 보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71~1977년 제천 송학중 미술 교사로 재직했다. 독일에 거주 중인 그는 닥종이 예술 분야 권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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