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홍민 선수

벤투호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이 2년 만에 필드골 침묵을 깨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지난 2일 이라크와 최종예선 1차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긴 한국은 첫 승이 절실하다.

최종예선 마수걸이 골을 위해선 한국 축구 최고 골잡이인 손흥민의 발끝이 터져야 한다.

손흥민은 이라크와 첫판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상대 집중 견제에 막혀 골 사냥에 실패했다.

슛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토트넘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결정력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공간이 열리면 가차 없이 슈팅을 때리던 토트넘의 손흥민과 달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최대한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했다. 찬스가 생겨도 슛보단 좀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저도 직접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슛할 수 있는 찬스가 많지 않았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올해 6월 레바논과 2차예선에서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본 손흥민이지만, 필드골은 2019년 10월10일 스리랑카전 이후 2년 가까이 나오지 않았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19 여파로 A매치가 많이 열리지 못하기도 했지만, A매치 8경기째 손흥민의 필드골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벤투호 출범 후 손흥민은 A매치 22경기에 나서 4골 6도움을 올리고 있다. 4득점 중 2득점이 페널티킥이다. 필드골은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벤투 감독은 이것이 손흥민 혼자의 문제가 아닌 팀원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지만, 상대 집중견제가 커질수록 손흥민의 득점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손흥민은 세계 최고 무대인 EPL에서도 손에 꼽히는 골잡이지만,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선 그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난 이라크와 첫 경기에서도 손흥민이 공을 잡자 상대 선수 2~3명이 둘러싸 압박했다. 아무리 최고의 공격수라도 이런 집중 견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실제로 이라크 축구팬들은 경기 전 손흥민을 묶고 밟는 합성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노골적으로 '손흥민 죽이기'를 외치기도 했다.

손흥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경기장에서 내가 준비가 안 돼 슈팅을 못 하는 경우도 있고, 수비수가 너무 많아서 패스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 슈팅 시도가 적은 건 나도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슈팅을 좋아하고 제일 자신 있는 부분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레바논도 수비 축구에 매우 능한 팀이다. 지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 원정도 상대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0-0 무승부를 일궈냈다.

이번 한국전도 손흥민 봉쇄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6월 페널티킥이지만, 손흥민에게 당한 경험이 있다. 어쩌면 이라크전보다 더 큰 견제에 시달릴 전망이다.

하지만 결국 손흥민이 터져야 벤투호의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 과연 손흥민은 2년 만에 필드골 침묵을 깰 수 있을까.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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