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O리그 정규시즌 1위 자리의 주인공이 71일 만에 바뀌게 될까.

위태로운 선두 KT 위즈와 2위 삼성 라이온즈가 22~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정규리그 우승 향방을 가를 일전을 벌인다.

KT는 6월 25일 단독 1위에 오른 뒤 좀처럼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8월12일 LG 트윈스에 잠시 길을 터줬지만 하루 뿐이었다. 다음 날 곧바로 선두로 올라선 후 두 달 넘게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공기가 달라졌다. KT는 17경기에서 5승 3무 9패에 그쳤다. 승률 0.357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9월 말까지 2위에 5경기 차까지 앞섰던 KT는 삼성, LG의 추격받으면서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설상가상 최근 3연패를 당하면서 2위 삼성 라이온즈에 1경기 차까지 쫓겼다.

2015년 이후 가을야구 잔치에도 초대받지 못했던 삼성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데 이어 역전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1위에 오른 것은 6월 24일이다. 하루 동안 1위에 올랐다가 바로 2위로 떨어졌다.

 KT가 이번 2연전을 모두 이기면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최대 고비를 넘는다. 1무 1패를 해도 선두 자리를 지킬 수는 있다.

그러나 만약 삼성이 2경기를 모두 잡으면 71일 만에 1위 주인이 바뀐다. 삼성은 121일 만에 순위표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최근 흐름은 삼성이 우위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를 기록했다. 반면 KT는 3승 1무 6패에 그쳤다. 삼성은 올 시즌 KT와의 상대전적에서도 7승 1무 6패로 아주 근소하게 앞섰다.

운명의 2연전 첫날 양 팀은 나란히 토종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KT는 고영표, 삼성은 원태인이 선발로 나선다. 둘 모두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말 KT에 복귀한 고영표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2.87로 활약하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3경기 중 2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9월 이후 페이스는 더욱 무시무시하다. 9월 이후 6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뒀고, 45⅓이닝을 던지면서 4자책점만 기록해 평균자책점이 0.79에 불과하다.

입단 첫 해인 2019년부터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으며 성장한 원태인은 올해 13승 7패 평균자책점 3.09의 성적을 거두며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다만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9월 이후 8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05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 KT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올 시즌 단 한 번이었던 5월 13일 KT전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여 승리 투수가 됐다.

23일 경기에서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을 투입해 총력전을 이어간다.

시즌 성적만 보면 쿠에바스가 위력이 덜하다. 올 시즌 16승 5패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 중인 뷰캐넌은 다승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러나 KT는 여차하면 다른 선발 자원인 엄상백을 투입해 '1+1'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KT와 삼성 모두 선발 뿐 아니라 불펜이 탄탄하다. 관건은 양 팀의 타선이다.

KT 10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타선 침체였다. 투수진이 연일 호투를 펼쳤지만, 타자들이 1위 수성에 압박감을 느끼는 듯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패배가 쌓였다. KT의 10월 팀 타율은 0.250으로 5위지만, 득점권 타율은 0.199로 최하위다.

삼성은 발 부상 이후 주춤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살아나야 타선의 폭발력이 커진다. 피렐라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0.152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전과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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