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천고 학생들이 명예의 전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늘나라에 가면서 장학금 남긴 제자를 그리워하던 스승이,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그 제자 이름을 명패에 남겨 사람들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에 소재한 금천고등학교 졸업생 故 백귀보씨와 교장 김명철이 그 주인공이다. 금천고등학교에는 '백귀보 장학금'이 있다.

'백귀보 장학금'은 사제 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폐렴으로 사망한 백귀보씨의 어머니께서 기탁하신 5000만 원으로 운영된 장학금이다.

故 백귀보씨는 1997년 3월 금천고에 입학했다가 3학년 때 김명철 담임 교사를(현재 금천고 교장)만나 사제 인연을 맺었다.

백귀보씨는 부모님이 사업차 미국에 거주할 당시에 태어났다. 백귀보씨는 20살이 가까워 지면서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국적법상 만22세가 되기 전까지 국적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미국 국적을 선택하면 입대하기 싫어서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는 비난을 받을까 고민된다며 담임이었던 김명철 교사에게 털어놨다.

함께 이로운 세상을 위해 '공부해서 남주자'라는 급훈을 내세웠던 김명철 교사는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의 남자로서 군에 입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백귀보씨는 김명철 교사에게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제자들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김명철 교사에 대한 깊은 존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국적을 취득한 백귀보씨는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병대 입대를 위해 2004년도에 한국을 찾았다. 미국에서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5년이 지난 25살이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담임교사와의 약속을 지키고 위해서 였다.

백귀보씨는 그해 3월 해병대에 입대했으나 안타깝게도 훈련도 중 폐렴으로 사망해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하늘나라로 간 백귀보씨를 가슴에 품은 어머니는 김명철 교사를 원망하고 원망했다.

매년 6월 6일 아들 백귀보를 보기 위해 현충원을 찾으며 마음을 달랬다. 현충원을 찾을 때마다 이상한 것이 있었다. 현충원에 들릴 때마다 묘비 앞에 생화가 놓여 있던 것이다.

김명철 교사가 10년이 넘도록 매년 현충일에 제자를 기리기 위해 헌화한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는 2015년 5월 15일 서경중학교에 교감으로 재직 중인 김명철 교사를 만나 5000만 원을 내놓았다. 아들 앞으로 나온 국가의 위로금과 유공 연금을 모은 것이었다. 장학금을 내놓으면서 김명철 교사에 대한 원망도 내려놓았다.

김명철 교사는 어머니와 함께 금천고를 찾아 전액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현재 금천고 교장으로 재직 중인 김명철 교사는 학교 로비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  

그곳에 금천고를 빛낸 제자 백귀보를 기린 명패를 전시했다. 금천고 10회 동문이 도왔다. 500만 원 상당이다. 명예의 전당에는 금천고 졸업생들의 트로피와 상패 등이 전시됐다.

명예의 전당에는 2008년도부터 금천고 교직원이 운영해 온 금천고 교직원장학회 뜻이 담긴 명패도 전시됐다. 금천고 교직원장학회가 지금까지 기부한 장학금은 8000만원에 이른다.

김명철 교장은 이번에 명예의 전당을 오픈하면서 '금천고등학교'와 '명예의 전당'이라고 새겨진 현판을 걸었다. 직접 서각한 작품이다.

김정희 추사체로 애틋한 교육 사랑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나무에 새겼다. 본관 입구에 걸은 '금천고등학교' 현판은 가로 6m 크기로 큰 박수를 받았다.

김명철 교장은“명예의 전당은 정의롭고 성실하며 공부해서 남주는 인재 양성의 첫 시작점이 될 것이며, 금천고의 과거와 미래를 위해 공헌하신 분들의 사랑과 정성을 영원히 기억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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