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A아파트(전용 84㎡)는 지난해 12월 3억1200만 원에 단 1채만 팔렸다. 같은 해 4월 동일 평형 3채의 호가가 3억4000만~4억2400만 원에 형성돼 거래됐지만, 8개월 만에 실거래 가격은 내리고 거래량도 뚝 끊겼다. 

충북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확연히 꺾이고, 도내 시·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3일 기준) 충북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랐다. 지난해 11월 8일 0.37% 상승한 뒤 8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했다.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청주 4개 구(청원, 상당, 흥덕, 서원) 아파트 매매 가격도 오름폭이 축소했다. 지난해 11월 29일 0.21% 오른 뒤 1월 3일(0.02%)까지 5주 연속 상승 폭이 꺾였다.

정부가 다주택자 중과 등 세제를 강화하고 금리 인상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을 옥죄면서 주택 매매 시장이 급경색되는 분위기다.

주택 매매 시장 경색은 잘나가던 도내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도내 시·군지역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 15곳 가운데,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곳은 8곳이다.

진천 금호어울림 센트럴파크(378채), 음성 푸르지오 더 퍼스트(1048채), 음성 동문 디이스트(687채), 음성 감곡포그니아파트(186채) 영동 골든렉시움(72채), 충주 모아미래도(330채), 서충주신도시 월드메리드앙 엔라체(274채), 충주 대림 퍼스트앤빌(96채) 아파트 단지에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1~11월 충북 공동주택 분양 실적은 7858건을 찍었다. 전년 같은 기간(7441건)에 견줘 5.6% 늘었지만, 10년 평균(1만614건)에 견줘 26%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공급일정을 미룬 아파트 7152가구(분양 4853채, 임대 2299채)도 올해 상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어 주택 매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B공인 관계자는 "금리, 공시가격, 세율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부담 증가, 대출 규제로 인한 주거 이동 제약 등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올해 주택가격 상승 폭은 제자리걸음 하거나 더 축소될 수 있다"며 "일부 인기 지역 아파트 단지만 매매 가격이 오르고 비선호 지역 호가는 떨어지는 곳도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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