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방우정청 진천우체국장 홍석원

 
어머니라는 이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가장 친숙하면서 감미롭고 부드러운 애칭이다.

어머니라는 칭호는 언제 어디서나 부르고 싶은 세상에서 제일의 호칭으로 만인에게 사랑받고 존경과 존중되는 언어다.

세상에 태어난 갓난아이가 맨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이고, 자라서 성인이 되고 인생 마지막 황혼기의 노인이 되어서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목놓아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 어머니와 어머님이다.

아버지와 함께 두 개의 둥근 태양으로 볼 때 아버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엄하고 강한 존재로서 인식되고 있고 어머니는 끝없이 자애롭고 너그러우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자아낸다.

오랜 세월 우리의 어머니들은 자녀들을 기르고 가르치는 태초적 의무 외에도, 한 가정의 주부로서 살림을 책임지고 남편을 받들고 가정을 원만히 이끄는 막중한 역할에 따른 고달픈 자기 희생을 오히려 보람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오늘날 우리가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하고 반세기전 원조 수혜국에서 최초로 원조 공여국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 어머니들의 헌신적 삶과 지혜 덕분이다.

지난날 어려웠던 시절 보통의 어머니들이 그래왔듯이 필자의 어머니 역시 8남매 자식 낳아 기르시고 가르치시느라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옷 한 벌 제대로 입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셨다.

요즘처럼 외식이다 여행은 생각지도 못하였고 가난 때문에 평생을 자나깨나 노심초사(勞心焦思) 하시며 자식들 밥 안 굶기고 가르치는 일에만 일생을 바치셨고 가족을 위한 희생적 삶을 숙명(宿命)으로 받아들이면서 살다 가셨다.

어릴 적 보아온 어머니 모습은 낭비라고는 찾을 래야 찾아볼 수 없고 밥 한 톨 버리는 걸 아까워하시며 오로지 자식들 뒷바라지해서 기르고 가르치시는걸 보람과 낙으로 삼고 근검절약을 몸에 지니고 생활하셨다.

우(牛)시장에 다니시며 농사지으시는 아버지를 지성으로 받들고 내조하시며 8남매 자식을 가르치셨으니 땀과 눈물로 얼룩진 인고(忍苦)의 생활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자가 평소 생활함에 있어 음식 아무거나 잘 먹고 사소한 일에도 감사와 만족해하며 나름대로 즐겁고 바르게 살고 있는 삶의 근저(根底)에는 어린 시절 배고픔의 교훈과 어머님의 훌륭하신 가르침 덕분이라 생각한다.

어릴 적 음식 습관이 몸에 배어 매 음식 때마다 집에서건 밖에서건 음식을 남기거나 낭비하지 않고 있어 아내와 직장 구내식당 아주머니들로부터 칭찬 아닌 칭찬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떠올릴 때마다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감사와 고마운 마음이 간절히 느껴지며 아끼고 절약하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다짐하곤 한다.

어린 시절 봄이 오면 엄마 손잡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따라 나물 캐러 가던 일이며 냇가에서 올갱이 줍던 추억 등 이 일 저 일이 생생히 떠오르는데 잘해 드린 건 하나 없고 불효한 것만 생각나니 눈물만 흐른다.

오늘 이렇게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어머님의 큰 가르침과 숭고한 희생적 삶의 덕분이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 오르고 고개 숙여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평생 자신의 육신과 치장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일편단심 자식과 가족을 위한 헌신적 삶을 사시고도 가실 때 자식들에게 못해준게 많다며 안쓰러워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다 천사처럼 살다 가신 자랑스런 우리 어머니! 조금만 더 오래 사셨으면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 정성들여 많이 차려드리고 아들, 손자, 손녀, 며느리 한데모여 큰 절을 올렸을 텐데 상상하다 보면 허무하게 느껴진다.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어머님의 희생, 정성, 사랑은 지극하여라”고 끝나는 어머니 마음 노래가사는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언제나 정겹다.

엄마에서 시작해서 어머니와 어머님으로 이어지는 이름은 아무리 불러도 지루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감미롭고 목 놓아 한없이 불러보고 싶다.

엄마야 어머니 어머님아, 8남매 자식 낳아 기르고 가르치느라 지친 이승의 온갖 고통과 근심 걱정은 모두다 내려놓으시고 뒤에 가신 아버지와 못 다한 사랑 나누시며 평안히 영면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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