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말입니다."

15일 밤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 2016'에서 스타일 아이콘으로 선정된 탤런트 송중기(31)의 이 말 한 마디가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들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연출 이응복)에서 송중기가 연기하는 군인 '유시진'의 직업 특성을 살린 말버릇이다.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하지 말입니다'가 유행어가 됐다.

"연기를 하면서 그 말투가 걱정되거나 연기하기 어려웠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부대마다 다른 것 같은데, 저는 군대에 있을 때 굉장히 많이 썼던 말투거든요. 오히려 시상식에서 유행어를 해달라고 하셔서 그게 어색하더라고요."

드라마에서 송중기는 특전사 대위이자 알파팀 팀장 '유시진'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지난해 5월 실제 전역과 동시에 '태양의 후예'로 다시 한 번 군복을 입었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이지만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강박이나,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갈증은 없었다.

"역할의 직업은 개의치 않았어요. 대본을 보니까 욕심이 많이 났고, 역할이 좋아서 선택한 거고요. 이미지 변신도 제가 계획 세우듯이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본이 좋고 역할이 좋으면 그게 제 이미지가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송중기는 다시 군복을 입을만큼 좋았던 '태양의 후예' 극본을 "생애 최고의 대본"이라고 표현했다. 열 번, 스무 번을 봐도 볼 때마다 설렜던 멜로에 김은숙 작가 특유의 빠른 전개와 톡톡 쏘는 대사, 드라마가 표현하는 인류애에 대한 감동 때문이다.

다만 그 좋은 대본을 연기로 넘어서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된 탓에 다른 드라마에 임할 때보다 조금 더 욕심을 냈다.

"시간이 없었다. 바빴다고 스스로에게 핑계를 댈 수가 없잖아요. 더 잘 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보이는 것 같아요. 대본을 뛰어 넘는 연기를 화면으로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반성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겸손한 척이 아니고 제 솔직한 마음이에요."

하지만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강모연'(송혜교)과의 멜로와 다소 거북할 수 있는 비현실적인 대사가 자연스럽게 설렘으로 연결되는 건 송중기의 연기뿐 아니라 깨끗하게 잘생긴 얼굴 덕이다.

"대사가 없을 때의 표정이나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모연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라고, 다만 느끼하지 않게, 주문하셨고요. 사실 첫 키스신이 4회에 나와서 감정이 붙을지, 공감을 해 주실지 고민했거든요. 다행히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송중기는 이번 드라마로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여성의 이상형이 됐다. 김수현, 이민호를 잇는 차세대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중국에서의 신드롬으로 현지 공안부가 '송중기 상사병' 위험 경고를 내렸을 지경이다.

"기사를 보고 느끼는 정도지, 저는 잘 모르겠고요. 혹시라도 제가 해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저는 뭐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아요. 현재 머리에 드라마 방영이랑 다음 작품 준비하는 것 밖에 없어서. 회사 매출은 좀 달라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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