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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옥 작가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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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7  09: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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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갈등을 한다. 일어나서 헬스를 갈까. 조금 더 잠을 잘까?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면 벌떡 일어나 운동을 가는 것이고, 지면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리는 것이다.

작년에 등산을 갔다 와서 다리가 고장이 났다. 그 뒤부터 걷는 게 불편해졌다.

나이 육십도 안돼서 다리가 아파 뒤뚱거린다. 건강을 위하여 살도 빼고 근력을 키우려고 국민체육센터에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나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일어날 때도 잠과 싸워서 이겨야 했고, 10분 거리의 체육관에 걸어서 가는 것을 귀찮아하며 지루하게 느끼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나는 이렇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을 전쟁을 치루 듯 하고 있다.

현대사회를 100세 시대라 한다. 100세가 되면 얼굴이 예뻐도 소용없고, 돈이 많아도 소용없다. 공부를 많이 해도 다 소용없고 내 다리로 걸어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건강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하지만 세월 앞에 우리는 무력하게 무너지는 나약한 인간임을 깨닫게 된다.

지난해 유행한 이애란의 ‘백세인생’이라는 노래에서는 ‘날 데리러 오거든 내가 알아서 가겠다’는 가사가 나온다. 내 마음대로 죽음을 정해간다는 그 내용에 통쾌함을 느껴서 일까? 노래는 삽시간에 온 나라를 흔들었다.

연령대 불문하고 그 가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는지.

이제 나이가 한살 한 살 늘어가고 신체적으로 고장이 나기 시작하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도 때때로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농다리를 찾았다. 다리 밑으로 쉴 새 없이 흐르는 물살을 내려다보니 어느덧 내 생각이 멈춘다.

인간은 100세를 내 다리로 걸어서 생활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자랑을 하건만 천년의 세월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농다리는 얼마나 긴 세월 그 많은 풍파를 견디어온 것인가.

뒤뚱뒤뚱 걷는 어린아이도, 쿵쿵거리며 뛰는 개구쟁이도, 성큼성큼 으스대며 걷는 젊은이들도 두 다리로 즐겁게 농다리를 잘도 건넌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은 천년을 견뎌온 농다리가 다칠세라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아마도 평생을 함께 해온 당신의 다리에 힘이 빠지고 조금씩 고장이 나고 있는 것을 알기에 농다리의 심중을 헤아려 더 조심히 다루는 건지도 모르겠다.

천년의 세월을 지키며 굳건하게 버텨준 농다리에 감사가 넘친다.

진천의 명소가 되기까지 몸 사리지 않고 자신을 내어주며 버팀이 되어준 이 농다리가 무너지지 않고 오래 견뎌주기를 염려하며 나도 살금살금 다리를 건너본다.

소중한 다리, 아무래도 몸무게를 더 줄여야 할까보다. 매일 아침 갈등 없이 일어나 운동을 하며 다리를 좀 더 튼튼히 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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