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출마했으면 임기를 마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참석해 '서울시장 3선 하면 임기 중 대선 출마 위해 중도하차는 없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후보는 "제가 지난번 대선에 행보를 했고 경선 이전에 포기한 것도 사실이다"면서 "제가 그때 느낀 것은 대통령 자리는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하늘이 내려주는 운명같은 것으로 생각해서 깨끗하게 정리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3선 도전에 따른 피로감 지적에 대해서는 "시민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필요감을 얘기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서울시정 만족도 여론조사가 70%인 것을 보면 서울시민은 오히려 3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서울시민이 용납한다면 나머지 4년까지 해서 서울시를 반듯한 도시, 세계 최강도시를 만들고자 출마했다"고 부연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박 후보는 "제가 답할 일이 아니다"며 "저는 인위적인 개편이나 상황에 대해선 결국 국민, 특히 서울시민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전 정부의 정치 탄압도 고백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정말 가장 심각한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면서 "2011년 보궐선거로 나올 때 심각한 네거티브와 음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가족들에 대한 지나친 공세, 근거 없는 음해로 상처받았다"면서 "공인이야 공적 장소에서 모든 것이 공개되고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가족들까지 공격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음해성 기사나 댓글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가 표현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지만, 동시에 여론 조작에 따른 민주주의 훼손은 용납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피감기관 지원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 원장을 '황희' 정승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는 "비유가 과도했다"며 "선관위 판단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사임 조치는 적절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를 향해 '김경수 멋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과 관련해서는 "(야당의) 과도한 정치적 공세를 비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경수 의원은 언동에 신중하고 늘 정직하게 행동했기 때문에 김경수 의원을 믿는다고 한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박 후보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대책과 관련해 "많은 정책을 해왔지만 성과가 크다고 할 수 없다"고 자평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미세먼지 고통을 생각하면 굉장히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중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종합적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아무리 잘해도 대기는 늘 유동적이고 호흡공동체니까 경기도나 다른 시도와 협력해야 한다. 심지어 중국 영향도 커 중국과도 협력해야 한다"면서 "차량 친환경 등급제, 강제 2부제도 필요하고 이미 북경, 상해, 몽골 울란바토르 등 13개 동시와 함께 동북아 대기질협의체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외교적 노력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시민들이 선호하는 강남이나 인기지역에 주택 공급물량 계획 여부에 대해 "강남에서 재건축을 허가하게 되면 과수요나 투기 수요가 붙어서 광범위한 투기조작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해 투기를 줄이고 그 대신 집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집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정말 지옥철이었다. 2015년 혼잡도가 205%였는데 현재 160% 정도 됐고 내년 3월 사업이 완료되면 130% 정도로 훨씬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후보는 또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에 대해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미국도 북한도 여지가 있어서 성실하게 대화할 계기가 있다고 확신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 노력이 지금부터 빛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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