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오른쪽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5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과 관련해 "현재 한일 간의 대화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특사를 파견해도 성과가 좋긴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일 특사 파견 카드에 대해 "특사는 때때로 아주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특사 외교가 성과를 내려면 수면 하에서 실무적으로 굉장히 입장이 조율이 되고 준비가 많이 돼야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특사로 일본에 갔다 왔다는 말과 관련해선 "비공식, 비공개 외교의 자세한 내용을 일일이 밝히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사실상 특사로 활동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조 차관은 또 "이 문제에 대해 일본 측이 굉장히 경직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좀처럼 접점 찾기가 쉬운 것 같지 않다"면서 "경제산업성 채널은 작동치 않고 있다. 우리가 수차례 국장급 대화들을 제의를 하는데 일본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한 가지 좀 다행스러운 건 외교부 채널은 그래도 움직이고 있어 외교부 채널을 잘 가동을 하면서 어려운 국면을 잘 관리를 해 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중재에 대해서는 "미국은 중재란 말을 안 쓴다. 미국의 입장에선 한국과 일본 모두 자신들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원만한 관계가 자신들의 이익에 중요하다"며 "중재라는 말은 안 쓰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동맹국 사이의 관계가 원만히 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지소미아(GISOMIA·군사비밀정보호보협정) 폐기 여부에 대해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신뢰하고 특별히 가까운 상대가 아니면 유지할 수 없는 것인데 일본이 수출 규제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제외한다는 말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소미아가 일본도 소중하다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식의 발상, 그런 식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수출규제 보복조치를 실행에 옮긴 상황에서 한국 입장에서도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일본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는가. 우리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폐기로 가닥을 잡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유지 입장"이라면서 "여러가지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으니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가지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차관은 마지막으로 "우리 외교당국은 양국 관계가 엄중하지만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소통하려고 한다. 외교부 채널은 가동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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