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귀국자 3명 확진…진천도 우려"

▲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격리수용에 반발하는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이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의 격리수용에 반발하는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이 이틀째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충북 진천군 덕산면 주민 100여명은 30일 오전 9시10부터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구를 점거한 경찰 측과 대치하며 구호·의료물품을 실은 차량의 인재개발원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

물품 차량 1대는 농성이 재개되기 직전 인재개발원 안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차량 2대도 이날 오전 중 반입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교민 몇 명 살리자고 혁신도시 주민 2만명을 죽이려 하느냐"며 추가 물품차량 반입을 막아서고 있다. 한 30대 주부는 "우한에서 전세기로 일본에 온 일본인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며 "진천에서도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경찰 측은 "아픔을 잘 알고 있다. 절대 물리적 충돌은 안 된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인재개발원 입구에 설치됐던 트랙터 2대와 고철수거용 집게차 1대는 이날 오전 8시께 자진 철수했다. 경찰은 오전 7시40분께 기동대원 등 경력 673명과 경찰 버스를 투입해 인재개발원 입구를 점거했다. 경찰병력은 전날 500명에서 173명 증원됐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30분께는 주민들과 정부 측이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주민 200여명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현장을 찾자 물병과 종이컵, 나무젓가락 등을 던지고 김 차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맹렬히 항의했다.

경찰은 주변에 대기 중인 경력 300명을 급히 투입했으나 주민 반발이 워낙 거세 쉽사리 진압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김 차관과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을 향해 "혁신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몇 명인 줄 아느냐", "우한 교민 격리수용을 결사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내 교민 708명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분산 수용할 방침이다.

2016년 9월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최대 519명을 기숙사에 수용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에는 아파트 등 6285가구에 1만7237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학교 등 교육기관 10곳에는 3521명의 학생이 다닌다.

충북혁신도시로 반경을 넓히면 직선거리 2㎞ 안에 12개 아파트단지 등 1만1000여 세대, 2만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린이집 28곳과 유치원 3곳,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에 65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정부는 30일과 31일 4차례 전세기를 띄워 우한 체류 한국인 708명을 김포공항으로 송환할 예정이다. 귀국 희망자는 24일 150명에서 26일 500명, 27일 694명, 29일 708명으로 늘었다.

이 중 170여명이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사정으로 항공기 이륙 시간이 유동적이어서 진천 도착 시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매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