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AFC U-23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 소속 K리거 오세훈(상주상무)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복귀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의 우승으로 끝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위해 준비 기간 포함 한 달 반 이상 함께 지냈던 만큼 선수들에게는 이야깃거리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U-23 대표팀 일원 중 K리그에서 뛰는 조규성(전북), 오세훈(상주), 원두재(울산), 김진야(FC서울), 이유현(전남)은 30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최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대회 뒷이야기들을 소개했다.

MVP를 차지한 원두재는 룸메이트였던 맹성웅(광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원두재는 "말레이시아 전지훈련에 갔는데 성웅이가 카펫 알레르기가 있더라. 밤마다 코를 킁킁거려서 뭐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세훈은 원톱 경쟁자 조규성의 전북 이적설을 접한 뒤 직접 전북의 응원가를 불러줬던 기억을 떠올렸다.

"옆에서 계속 오오렐레를 불러줬다. 녹색의 피가 흐른다는 말도 했다"면서 "태국에서는 연락관으로 우리를 도와준 태국인 누나가 있었는데 형들과 선생님들이 그 누나한테 나를 '군바리'라고 부르라고 했다. 그런 이야기도 추억이 됐다"고 웃었다.

조규성은 K리그2(2부리그) 응원가에 통달한 이동준(부산)에게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동준이형이 K리그2 웬만한 팀의 응원가를 다 알더라. 방에 선수들이 들어올 때마다 부르는 응원가가 계속 바뀐다"고 혀를 내둘렀다.

드라마 속 장면을 흉내내는 강윤성(제주)을 떠올릴 때는 미소를 지었다. 조규성은 "윤성이는 버스에서 내 옆자리에 앉는다. '사랑의 불시착'을 자주 보는지 앉을 때마다 '일 없습네다'를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유현은 정승원(대구)의 한마디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유현은 "요르단전에서 승원이가 '힘들면 내가 네 몫까지 뛰어줄테니 서로 이야기를 많이하자'더라. 그 말이 되게 고마웠다. 승원이는 우리팀의 제임스 밀너다. 활동량이 많고 멀티 포지션도 가능하다. 굉장히 큰 보탬이 된다"고 추켜세웠다.

김진야는 형인 김대원(대구)과 허물없이 지낸 기억을 소환했다. "형이지만 귀여운 면이 있다. 내가 볼을 꼬집기도 했다. 나도 키가 작은 편인데 대원이형한테 '어디있느냐'고 놀렸다. 장난을 잘 받아줬다"고 말했다.

에피소드들을 자유롭게 방출한 선수들은 하나의 이야기만큼은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우승 후 라커룸에서 김학범 감독의 머리를 건드린 선수를 묻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닫았다.

조규성은 "누군지 알고 있는데 비밀로 하겠다. 이곳에 있는 선수는 아니다"고 했고, 원두재는 "그 선수가 머리를 만진 뒤 손을 안 씻겠다고 하더라.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말하지는 않겠다"고 침묵을 유지했다.
 

저작권자 © 매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