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비대위 짧게 하고 조기 전당대회 치러야"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 후 지도부마저 사퇴해 리더십 공백의 혼돈에 휩싸였다. 황교안 대표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아직 빈 자리를 메우지 못한 상태다.

심재철 원내대표를 포함해 최고위원 대부분이 낙선해 당의 좌초 상태를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일한 당선자는 조경태 최고위원 뿐이다. 새로운 지도부 구성이 시급하지만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습 방안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는 당헌·당규에 따라 심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대위 기간을 짧게 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조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빨리 당의 방향성을 가지고 수습할 수 있는 대책위를 꾸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름을 비대위로 할지 수습 대책위로 할지도 정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전당대회를 치러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처럼 비대위 체제로 길게 가면 안 될 것 같고, 새 당선자들 의견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루빨리 조기전당대회를 열어서 새로운 지도부 체제를 구성하기 위한 수습 대책위 성격을 갖는 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체제로 갈 경우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기간과 상관없이 이를 맡아줄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에 당선자들의 여론이 모이면 결정되지 않겠나. 왜 당이 비대위로 전환해야 하는지 그 목적성에 대해서 분명하게 하고 싶으신 것"이라며 "하지만 다음 전당대회를 8월로 잡은 상황에서 3개월간 소방수 역할을 하는 게 의미가 있겠나. 안정적인 기간의 비대위 체제가 됐을 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다른 의원들의 입장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조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분이 맡든 해서, 기간은 최소화시키고 전당대회 준비 차원에서 당을 추스릴 수 있는 분이면 누구든지 관계 없을 것 같다"며 "(전당대회를) 8월보다 앞당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선자인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결국 당선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길 원하느냐에 따라 갈리지 않겠나"라며 "앞으로 당이 중도개혁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김 위원장은 나쁘지 않은 카드지만,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도 있어서 지지를 얼마나 받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비대위 여부는 이번 주말이 지나야 조금씩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 내 여론을 모을 시간적 여유도 필요하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권한대행을 하며 최대한 당의 안정을 찾도록 하겠다.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 당선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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