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징역 1년…2심서 10개월로 감형

▲ 승부 조작과 불법도박 의혹을 받는 삼성라이온즈 출신의 전직 프로야구 선수 윤성환(41)씨가 지난해 6월3일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프로야구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해주겠으니 현금 5억원을 달라고 요구하고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라이온즈 출신 전직 야구선수 윤성환(41)씨가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오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윤씨는 지난 2020년 9월 승부를 조작해주는 대가로 5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윤씨는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삼성라이온즈 야구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조작경기에 베팅을 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을 들은 뒤 A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윤씨는 지인과 함께 A씨를 직접 만나 '주말 경기에서 삼성라이온즈가 상대팀에게 1회에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을 실점하도록 승부를 조작해 수익이 나게 해주겠으니 5억원을 달라'고 요구해 받은 혐의가 있다.

1심은 "윤씨는 지인과 공모해 먼저 A씨에게 승부조작을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거액의 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존립 근거로 하는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훼손하고, 멋진 승부를 펼치기를 기대하는 국민에게 배신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또 "윤씨는 15시즌 통산 135승을 달성하고 삼성라이온즈 역대 투수 중 최다승 보유자로 만 40세까지 꾸준히 선수생활을 한 사람"이라며 "한국 프로야구와 삼성라이온즈의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기며 구단 투수 최초의 영구결번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던 윤씨가 국민에게 주는 충격과 영향력은 다른 승부조작 사건보다 더 막대하다"고 했다.

1심은 "승부조작을 하려고 했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제 승부조작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며 "범행 이전까지 프로야구 선수로 성실한 삶을 살아왔던 점 등을 참작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2억여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윤씨 측은 자신이 사기범행에 이용당했다는 등의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다른 인물은 윤씨가 자신에게 '형님, 제가 공인이니 믿고 하시면 됩니다. 수익금은 7대3으로 하면 됩니다. 은퇴경기라서 갑자기 올라갑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면서 "A씨는 윤씨 측에 전달한 5억원에 대리 베팅의 자금뿐 아니라 승부조작 대가도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윤씨가 승부조작 명목으로 받은 대가 중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거나 소비한 돈은 그리 많지 않고, 이 사건 범행으로 개인의 모든 명예와 경력을 잃어버리게 됐다"며 1심보다 줄어든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1억여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한편 지난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한 윤씨는 구단의 우승 등에 기여하며 프렌차이즈 스타로 이름을 날렸지만,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2020년 11월 방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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