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내 회견 장소 못 잡아 정문 앞에서 선언

"민주당 더 유능한 정당으로 바꾸려고 출마 결심"

"위선·내로남불의 강 건너고 강성 팬덤과도 작별해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지도부의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 민주당의 혁신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15일 오전 9시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국회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국회 내에서는 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회견이 불가하다고 해 정문 앞에서 진행됐다.  

박 전 위원장은 선언문을 통해 "저는 민주당을 다양한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더 잘 챙기고, 닥쳐올 위기를 더 잘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청년과 서민, 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으면서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박지현이 한 번 해보겠다.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 난 곳은 메우겠다"며 "서민들이 한숨을 위로하고 따뜻한 용기를 불어넣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혁신을 위해 ▲청년 도전이 넘치는 젊은 민주당 ▲위선, 내로남불과 이별하는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더 믿음직한 민주당 ▲팬덤과 결별하고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 등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년 기용을 통해 기회의 장을 만들고, 성범죄에 무관용 원칙 적용, 조국 사태 관련 반성 및 쇄신, 민생경제위원회 통한 노동 현장 문제 해결, 적대적 양당 정치 청산, 당내 민주주의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선명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을 진보적인 복지국가 정책정당으로 거듭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주 40시간제 적용 ▲국가복지 통한 직장 간 복지 차별 철폐 ▲중대재해 처벌법 강화 ▲여성 차별 불식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수립 ▲고용단절 대책 추진 ▲수도권 집중화 부작용 개선 등을 예고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정치 경험이 매우 짧다. 정치권은 저에게 여전히 새롭고 낯선 동네다. 그래서 언제나 선배들의 경험을 배우려고 한다"며 "하지만 경험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것이 곧 기득권이 되고 새로운 인물을 배척하는 정치문화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저는 우리 정치가 선배들의 경륜과 새로운 인물의 과감한 도전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전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저는 '정치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불가능의 예술'이라는 말을 믿는다. 모두가 기능한 것만 말하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감히 불가능을 꿈꾼다. 불평등을 극복한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온 역사가 있었기에 저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또 지금의 민주당이 있다고 믿는다. 제가 도전하겠다. 기회를 주고 응원해달라"고 전했다.

그는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지도부의 불허 결정에도 출마 선언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보다 큰 당의 쇄신과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 대표 권한이 필요하겠다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등록이 반려될 경우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이냐는 질문에는 "반려할 명분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하고 후보 등록이 좌절된다면 현재 집필 중인 책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청년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많은 청년과 함께 논의하며 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번 전당대회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의 출마에 대해서는 "저는 여전히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면) 당도 그렇고 이 의원도 그렇고 모두 상처 입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매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