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페퍼저축은행전 승리 후 은퇴 언급

은퇴 전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의지 표명

김연경 은퇴 시 여자배구 흥행 유지 여부 주목

흥국생명 김연경.
흥국생명 김연경.

배구여제 김연경(35)이 은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소속팀 흥국생명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미 은퇴를 결심한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연경 소속팀인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은 지난 1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전 홈경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21승7패 승점 63점을 기록한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승점 61점)을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랐다.

흥국생명이 리그 1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1일 이후 106일 만이다. 정규리그 1위는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다.

이날 팀 내 최다인 19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을 1위로 이끈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은퇴설에 관한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김연경은 이미 은퇴 문제를 구단과 조율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은퇴 여부 발표 시점을 시즌 중으로 못을 박았다.

발표 시점을 시즌 중으로 정한 것이 예상 밖이다. 김연경 정도 반열에 오른 프로선수라면 일찌감치 은퇴를 예고하고 각 구장을 돌며 은퇴 투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은퇴가 임박했다기보다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연경이 이번에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고 밝힌 점 역시 우승을 향한 의지의 발로라는 것이다. 아울러 리그 1위에 오른 것에 안주하지 않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흥국생명 팀 동료들을 다독이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김연경으로서는 우승이 절실하다. 해외 무대에 도전하기 전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2008~2009시즌 우승한 뒤 14년 만에 국내 무대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김연경이 올해 목표로 했던 우승을 눈앞에 둘 경우 명예로운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연경이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더 보고 싶은 배구팬들로서는 흥국생명의 챔피언 등극을 원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김연경이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 점 역시 변수다. 김연경이 다른 구단과 협상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역시 올 시즌 우승 여부와 직결돼 있다. 우승에 갈증을 느끼는 김연경이 은퇴 대신 우승권에 있는 다른 팀을 택할 수 있다.

김연경의 은퇴는 배구 인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김연경이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 복귀하자 흥국생명이 찾아가는 경기장마다 만원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김연경이 떠난 후에도 여자배구가 현재의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연경을 대체할 슈퍼스타가 아직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배구계로서는 김연경의 후계자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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