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김기현 대표의 홍준표 대구시장 상임고문직 해촉 결정에 대해 "MBC 100분토론에 홍 시장이 나와서 '대통령이 정치초보' 했지 않나. 대통령이 전용기도 안 태울 만큼 봐주기도 싫은 방송사 나가서, '왜 좌파 방송에 나가서 좌파들이랑 어울려 그러느냐' 그랬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해촉에 대통령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 대표가 했을 리가 없다. 김 대표는 사실 판사과(科)인데, 중재형이고 협상형"이라며 "김 대표가 홍 대표 시절 대변인도 해서 관계가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이렇게 면직하는 건 너무 모양새가 안 좋다"고 김 대표 자체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선후보를 한 차례, 당대표를 두 번 지낸 이력을 가진 분은 (홍 시장 외) 박근혜 전 대통령밖에 없다"며 "나경원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켜놨더니 정책 냈더니만 해촉됐고, 당대표에게 조언하는 자리인 상임고문이 조언했더니만 잘렸다"고 했다.

이어 "당대표 면직권은 쉽게 쓰는 게 아니다. 예전에 윤리위원회 난리칠 때 저는 윤리위원장 면직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며 "직을 주고 나한테 얼마든지 자문하라는 것 아닌가. 자문하는 직을, 자문했더니 자른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당이 신임 중앙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를 임명한 데 대해서는 "아무도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 윤리위가 어떤 일을 하는 조직인지를 저를 징계한답시고 완전히 재설정해버렸다"며 "윤리위원장 찾는 데 한 1주일 걸린 것 같은데, 윤리위원도 어떤 분들이 하려고 할까 (의문)"이라고 구성이 쉽지 않을 거라고 봤다.

대통령실이 당 측에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언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왜 징계에 대통령실이 개입하나.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지만 확인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준석 징계할 때도 그럼 대통령실에서 강한 의중이 있었던 거냐"라며 "그럴 거면 당대표 하셔야 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랑 저만 보궐선거, 대선, 지방선거 승리 과정에서 전광훈 목사에게 어떤 도움도 요청 안 했고, 사실 그쪽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도 못했다"며 "저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두말할 것 없이 어떤 도움을 받은 것 같고, 김 대표도 세게 못 나간다고 하면 사람들이 또 의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