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구금된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1·산둥 타이산)에 대한 중국 공안의 조사가 길어지면서 대한축구협회가 전문가 파견을 서두르기로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7일 "손준호가 영사와 오늘 면담을 했다는 걸 기사를 통해 접하고 있다. 영사도 면담에서 혐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정도로 정보가 제한돼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전날 중국축구협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정확히 어떤 혐의인지 밝히지 않는 등 손준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에 온 가족들만 피가 말릴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국제파트의 전문가 2명을 현지로 파견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 영사 등과 만나 손준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협회는 최근 부임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 김정배 상근부회장의 인맥을 총동원해 사태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협회는 이른 시일 내 전문가를 선정한 뒤 중국 비자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지난 12일 상하이 공항에서 연행돼 공안의 조사를 받아온 손준호는 이날 오전 영사와 면담을 했다.

손준호의 에이전트 A씨는 "건강한 상태였고, 표정이 밝았다고 들었다"며 "영사 접견에선 현지 법에 따라 혐의에 관해선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지 변호사 선임 후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공안의 조사는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손준호는 '비국가공작원 뇌물죄'로 형사 구류 중인데, 정부 기관 소속이 아닌 사람이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또 형사 구류는 현행범이나 피의자에 대해 수사상 필요한 경우 일시적으로 구금 상태에서 실시하는 강제 수사다.

손준호의 소속팀 산둥 하오웨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의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현지 보도가 있었으나, 손준호 에이전트 A씨는 "영사로부터 승부조작이 아닌 뇌물 혐의로 조사받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국가대표로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했던 손준호는 2021년부터 산둥에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