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후곤)는 대종상영화제 개최비용 등 수억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로 정인엽(76) 전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과 강모(56) 전 협회 사무총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5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9차례에 걸쳐 제47회 대종상영화제와 관련해 서울특별시와 영화진흥위원회 등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2억36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영화감독 출신인 정씨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협회장을 지냈으며, 2012년 8월 제49회 대종상영화제 개막식과 관련해 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1000만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씨는 2002년 8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협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중 2009년 7월~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제46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진행비와 제작물 제작비용, 시상금 등으로 용도가 지정된 보조금 2억5500만원 중 1억6800여만원을 자신의 급여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들은 협회의 재정상황이 직원들의 급여나 판공비조차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 처하자, 대종상영화제나 영화의 날 행사에 지급되는 보조금이나 후원기업들의 협찬금을 빼돌리기로 마음먹고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1965년 영화 '성난 영웅들'로 데뷔, 1980년대 '애마부인'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2013년 7월 춘사영화제 공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서울남부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지난해 1월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이번에 추가 범행이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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