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샤이니'의 콘서트는 직접 보는 것이 좋다. 이름에 걸맞게 빛으로 시작해 빛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샤이니의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은 어렵다. 날을 거듭할수록 예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도쿄돔은 단순히 넓기만 한 게 아니다. 샤이니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도쿄돔은 일본에 진출한 K팝 가수들이 목표로 삼는 꿈의 무대다. 그만큼 서기 어렵다. 도쿄돔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회당 5만여 명을 모을 수 있는 티켓파워가 필요하다.

샤이니는 14일 이 도쿄돔에 섰다. 2011년 일본 데뷔 이후 4년만이다. 지난해 펼친 투어 '샤이니 월드 2014 ~아임 유어 보이~'의 스페셜 공연이자 피날레 공연으로 샤이니는 15일 공연을 포함해 양일간 모두 10만명을 만났다.

이날 샤이니가 선보인 '샤이니 월드'는 '빛의 제국'이었다. 미러볼 역할을 해내는 조명, 넓은 도쿄돔을 상하좌우로 나누거나 핀 조명 역할을 대신하는 형형색색의 레이저, 곡의 절정 부분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꽃 등이 3시간30여 분의 공연시간 내내 빛의 축제를 열었다.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가 같은 소속사 그룹 '동방신기'의 공연에서 선보인 바 있는 팔찌형 팬라이트를 활용한 연출은 장관이었다. 팬들의 손목에 채워진 이 팔찌는 곡의 분위기에 따라 색을 달리했는데 샤이니는 이를 영상과 접목해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했다.

빛을 무기 삼은 샤이니는 어느 무대보다 빛났다. 이들은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여 빛이 감격스러운 듯 첫 무대부터 격렬하게 움직였다. '에브리보디(Everybody)' '루시퍼(Lucifer)' '버닝 업(Burning Up)' '셜록(Sherlock)'이 끝난 뒤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다시 만져야 할 정도였다.

팬들은 멤버들의 그런 몸짓 하나 하나에 열광했다. 멤버들의 이름을 곡 중간중간 부르는 등 국내에서 볼법한 응원을 선보이는가 하면 노래도 곧잘 따라 불렀다. 공연이 이어질수록 멤버들의 감정은 고조됐고 동작은 더 커졌다.

그렇게 고조된 감정은 발라드곡 '컬러스 오브 더 시즌(Colors of the season)'을 부르면서 터졌다. 8.3m 높이의 리프트 등을 활용해 도쿄돔 2, 3층의 관객과 눈을 맞춘 종현이 눈물을 쏟았다. 이어진 또 다른 발라드곡 '파이어(Fire)'에서는 키가 눈물을 이어받았다. 10여 곡 만에 처음으로 팬들을 비춘 이 곡에서는 팬들의 눈물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태민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솔로 무대를 선보인 온유는 발라드곡 '레이니 블루'를 부르면서 울었다.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민호도 공연 막바지 팬들이 선보인 카드섹션을 마주하고는 눈물을 쏟았다.

5만여 관객이 펼쳐 든 '샤이니 고마워'를 바라본 태민도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동이 주는 눈물, 그 눈물이 다시 전하는 감동이 도쿄돔을 메웠다.

이날 샤이니는 4년간 지속해서 일본에서 앨범을 발표한만큼 공연곡 대부분을 일본어 버전으로 선보이며 팬들과 호흡했다. 무대 중간 일본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8개의 캐릭터 인형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친근한 모습도 보였다. 무리 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멤버들의 수준급 일본어 실력도 인상적이었다.

 

저작권자 © 매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