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 남자 대회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거머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우승은 대외적으로 보여줄 때 중요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슈틸리케호는 이번 대회에서 1승2무(승점 5)를 거둬 중국(1승1무1패·승점 4)을 밀어내고 7년 만에 타이틀을 차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대회다. 1989년 스위스 국가대표팀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한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우승을 맛봤다. 프로 감독으로는 2011~2012시즌 알 사일리아(카타르)를 이끌고 정상을 맛보기는 했지만 2부리그였다. 사실상의 감독 경력 첫 우승이나 다름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승을 하든 준우승을 하든 너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면서도 "메달을 따고 타이틀을 거머쥐면 국민들과 언론의 평가가 달라지니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폭넓은 선수 기용으로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이 너무 잘했다. 열심히 했다고 말하고 싶다"는 그는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20명 중 18명에게 60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줬다. 선수들이 잘했다"고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선수들에게 직접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느낀 점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과 일본의 전반전이 끝난 뒤 선수들을 불러 "잠시 후 중일전이 끝나면 우리가 우승이 될지 준우승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그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이번 대회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경기도 정말 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매번 여러분처럼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믿을 것이다. K리그에 돌아가서 정말 잘해주길 바란다. 여러분이 잘해줘 K리그가 잘되는 것이 내 목표"라면서 "내가 추구하는 기준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도 항상 기대를 갖고 직접 찾아가서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미처 기회를 주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사과와 함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슈틸리케 감독은 "마지막으로 정말 아쉬운 것은 모든 선수에게 출전의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다. 미안하다.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도 우리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10일 귀국길에 오르는 슈틸리케호는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전을 위해 이달 말 재소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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