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2·미래에셋)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승을 달성했다.

김세영은 1일(한국시간) 중국 하이난섬 지안 레이크 블루 베이 골프 코스(파72·6778야드)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총상금 200만달러·우승 상금 30만달러)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첫날 2언더파 공동 3위로 출발한 그는 둘째날 거센 바람 속에서 이븐파를 지키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3라운드에는 2타를 잃어 캔디 쿵(대만)과 공동 선두가 됐다.

대회 내내 성적이 좋았지만 마지막 날은 순탄치 않았다.

1,2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꾼 김세영은 이후 좀처럼 버디를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다 13,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2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지키던 그는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우승에 빨간 불이 켜졌다.

먼저 경기를 마친 킴 카우프만(미국)이 4라운드에서만 3타를 줄이며 1언더파로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올라갔고 이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과 캔디 쿵(대만)도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 답게 뒷심이 강했다. 18번홀(파5)에서 그는 우승을 확정짓는 2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켰다.

경기 후 그는 "지금까지 경기를 해봤던 코스 중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매우 긴장했다"면서 "마지막 퍼트를 성공시키려고 집중했다. 퍼팅에 성공했을 때 믿을 수 없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다시 한번 한국 선수에게 우승 기회를 뺏겼다. 올 시즌 6번째로 2위 성적표를 받았다. 선수생활 통틀어 21번째였다.

김세영은 "루이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하나다. 그와 함께 라운딩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도 "오늘은 내가 이겼지만 루이스는 여전히 내 우상이다"고 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첫해 목표로 시즌 3승을 꼽았다. 2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첫 승을 한 그는 4월 롯데챔피언십에서 전체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거뒀다.

초반 페이스는 빨랐지만 이후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목표를 달성했다. 데뷔 시즌에 3승을 쓸어 담으며 리디아 고(2014년 3승)와 신지애(2008년 3승)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인왕 경쟁은 사실상 김세영으로 기울었다. 김세영은 신인왕 포인트 150점을 더해 1422점이 됐다. 경쟁자 김효주(20·롯데·1175점)보다 247점 앞서 있다.

올 시즌 남은 3개 대회에서 김효주가 2승 이상을 해야 역전이 가능하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장염 증세로 기권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

김세영이 신인왕이 될 경우 역대 8번째 한국인 신인왕이 된다. '태극낭자'의 신인왕은 2012년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마지막이다.

이번 우승으로 그의 세계랭킹은 11위에서 8위로 올라갔다. 올해의 선수 랭킹에서도 렉시 톰슨(미국)과 루이스를 제치고 3위를 꿰찼다.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박인비(27·KB금융그룹) 바로 밑이다.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획득한 그는 올 시즌 172만7436달러를 벌어들여 이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일희(27·볼빅)는 1타를 줄여 리디아 고와 4오버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리디아 고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 3점을 획득해 276점이 됐다. 손가락 통증으로 2라운드에서 기권한 박인비와의 격차를 33점으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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