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1라운드 만에 기권을 선언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경기를 마무리해 다행"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박인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테 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에 보기 8개, 더블 보기 한 개와 퀸터플 보기 한 개 등을 묶어 무려 12오버파 84타를 기록한 뒤 경기를 포기했다.

부상 속에서 경기 출전을 강행한 박인비는 2주 연속으로 대회를 다 마치지 못했다. 박인비는 왼손 엄지 손가락 부상으로 한 달 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지난주 복귀한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도 2라운드 경기 도중 기권한 바 있다.

박인비는 경기 후 "고통스러운 하루였다. 하지만 내일 경기를 하지 않더라도 오늘 경기만큼은 끝내고 싶었다. 지난대회에서 라운드를 끝내지 못하고 기권한 게 마음에 걸렸다"면서 "좋지 않은 성적이지만 경기를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아픈 상황이지만 경기를 하고 싶었고 내가 극복할 수 있는지도 지켜보고 싶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부상 상태는 생각보다 호전되지 않는 모양새다. 한 달을 쉬고 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통증이 지속되고 있다.

박인비 역시 "더 나빠지지 않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볼빅 챔피언십 출전을 결정했는데 아직 통증이 있다. 원하는 스윙이나 하고 싶은 동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홀에서 무기력한 느낌을 받아 자신감을 잃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예기치 못하게 경기를 포기하게 됐지만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 박인비는 예정대로 다음주 숍라이트 클래식을 거른 뒤 그 다음주에 열리는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 대회는 박인비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제패했던 대회다. 역대 최초, 단일 메이저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중요한 경기다.

박인비는 "KPMG 챔피언십이 열리는 주에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올 예정이기 때문에 꼭 출전하고 싶다.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면서도 "일단은 (부상 상황을) 기다리면서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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